코타키나발루 날씨와 촬영하기 좋은 시기
2026-07-18
"몇 월에 가야 날씨가 좋아요?" 저희가 가장 많이 받은 질문입니다. 그리고 저희의 답은 아마 예상과 조금 다를 겁니다. 코타키나발루의 날씨는 달력보다 변덕에 가깝고, 그 변덕과 잘 지내는 법을 알면 어느 시기에 오셔도 촬영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코타키나발루 날씨는 기본적으로 어떤가요?
코타키나발루는 적도에 가까운 열대기후 지역입니다. 일 년 내내 덥고 습하며, 한국식 사계절 개념이 없습니다. 낮 기온은 연중 대체로 30도 안팎이고, 아침저녁으로 아주 선선해지는 일도 드뭅니다.
열대기후의 특징은 하루 안에서의 변화입니다. 오전에 쨍하게 맑다가 오후에 먹구름이 몰려와 소나기가 쏟아지고, 한 시간 뒤에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개는 식입니다. 그래서 코타키나발루의 날씨는 "이번 주 날씨"보다 "오늘 오후의 하늘"을 보는 쪽이 정확합니다.
우기와 건기는 언제인가요?
말레이시아 보르네오 지역은 통상 연말 무렵부터 이어지는 시기가 상대적으로 비가 잦은 우기, 연초부터 봄 사이가 상대적으로 건조한 건기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저희가 1,950회 넘는 촬영을 하며 느낀 것은, 이 구분이 교과서만큼 뚜렷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건기에도 소나기는 옵니다. 우기에도 일주일 내내 맑은 경우가 있습니다. 적도 부근의 날씨는 계절보다 그날그날의 대기 흐름에 더 크게 좌우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우기니까 여행을 접어야 하나"라고 고민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우기의 비는 한국의 장마처럼 하루 종일 내리는 비가 아니라, 대부분 짧고 굵게 지나가는 소나기입니다.
스콜이 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스콜은 열대 지방의 짧은 집중 소나기를 말합니다.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지고 굵은 비가 쏟아지지만, 대개 30분에서 한 시간 안에 지나갑니다.
대처법은 간단합니다. 맞서지 말고 기다리는 것입니다. 가까운 카페나 쇼핑몰에 들어가 음료 한 잔 하는 사이에 비는 지나갑니다. 우산보다는 얇은 우비나 방수 파우치가 실용적이고, 전자기기는 지퍼백 하나면 충분히 지킬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행자들이 잘 모르는 사실 하나. 스콜이 지나간 직후의 하늘이 가장 아름답습니다. 비가 공기 중의 먼지를 씻어내고 남은 구름이 노을빛을 받으면, 맑기만 한 날에는 나오지 않는 극적인 하늘이 열립니다. 저희가 찍은 가장 화려한 선셋 사진 중 상당수가 비 온 날 저녁에 나왔습니다.
촬영하기 좋은 시기는 따로 있나요?
정직하게 말씀드리면, "이 달에 오세요"라고 단정할 수 있는 달은 없습니다. 상대적으로 건기가 확률이 낫다고는 할 수 있지만, 저희는 1,950회가 넘는 촬영을 연중 모든 시기에 해왔고, 어느 달에든 좋은 사진은 나왔습니다.
시기보다 중요한 것은 시간대입니다. 어느 계절에 오시든 코타키나발루의 일몰은 대체로 18시 전후이고, 해가 기울기 시작한 뒤의 빛은 연중 한결같이 아름답습니다. 한낮의 강한 빛을 피하고 오후 늦은 시간에 촬영을 잡는 것, 그것이 계절 선택보다 사진의 품질을 훨씬 크게 좌우합니다.
여행 날짜를 고르실 때는 날씨 확률에 너무 매이지 마시고, 항공권과 일정이 편한 때를 고르세요. 날씨는 저희가 함께 대응해 드릴 수 있는 영역입니다.
촬영 당일 날씨가 나쁘면 어떻게 되나요?
저희의 원칙은 분명합니다. 변경 우선입니다.
여행 일정에 여유가 있다면, 무리하게 궂은 날씨에 촬영을 진행하기보다 일정 안에서 촬영일을 조정하는 방안을 먼저 협의드립니다. 1,950회 넘게 현지에서 촬영해 왔기 때문에 당일의 하늘을 보고 판단하고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 저희의 강점입니다. 오후 스콜이 예보된 날이라면 촬영 시간을 조금 늦추거나 앞당기는 것만으로 비를 피해 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물론 여행 마지막 날처럼 변경이 불가능한 상황도 있습니다. 그런 경우의 구체적인 진행 방식과 조건은 상황마다 다르기 때문에, 예약 상담 시에 미리 확정해 드립니다. 분명한 것은 하나입니다. 저희는 6,500명이 넘는 고객과 이 변덕스러운 하늘 아래에서 촬영을 해왔고, 날씨 때문에 여행의 추억 자체가 무너지지 않도록 하는 것을 가장 앞에 둔다는 점입니다.
날씨는 코타키나발루 여행의 변수이지만, 준비된 사람에게는 선물이 되기도 합니다. 비 갠 저녁의 하늘을 한 번 보시면, 저희가 왜 이 도시를 떠나지 못하는지 아시게 될 겁니다.